내 집이 갖고 싶어 졌다. 그것도 서울에서
10대부터 지금까지 부모님이 '내 집'을 잃으며 겪은 그 모든 과정을 나 역시 함께 겪었고, 다시 내 집 마련을 하기까지 30년이라는 시간이 걸리셨다. 환갑이 넘으시고서야 다시 내 집을 마련하게 된, 그것도 과거에 살던 '서울'이 아닌 '지방'으로 이사하게 됐다는 사실이 아주 만족스러워하지는 않으셨지만 그래도 '내 집'이 생긴다는 사실 하나에 늙어서 자식에게 폐는 덜 끼치게 하지 않겠냐며 기뻐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스무 살이 되던 해 다시 서울로 상경한 나는 3n 년이 된 지금까지 1n 년이 되는 시간을 서울에서 살았다. 1n 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사한 횟수는 어느새 한 손의 손가락을 다 접어도 모자라다. 어떤 동네는 다시 가기만 해도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나를 괴롭게 하지만, 어떤 동네는 떠나는 순간부터 내가 이 동네를 퍽이나 그리워하게 되리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내 집이 갖고 싶어 진 이유에는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모든 내용을 세세하게 이 페이지에 적을 생각은 없다. 과거의 나로 돌아가 집을 사고 싶었던 순간들을 열거하다가는 불행광고를 하는 기분도 들고 쓰다가는 자칫 자기 연민에 빠지게 될 것 같아서이다. 얼마나 이 시리즈를 더 쓰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글을 쓰다 보면 어느 정도 '집'에 대한 내 마음가짐이 다져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럼 가장 처음부터, 내가 집을 사야 하는, 집을 사지 말아야 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을 사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서울에서 내집 마련을 해야 하는 이유
(1) 인플레이션 시대. 정답은 자금 형성이다
기억하자. 현금 1억은 10년이 지나도 1억이지만 1억 어치의 자금은 우상향 한다. 심지어 현금 1억은 총통화량이 늘어남에 따라 10년 후 그 가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물가지수 상승률만큼의 더 많은 현금 흐름을 확보하지 않는(못하는) 나 같은 직장인에게는 빨리 자금 형성을 이루는 게 정답이다. 생각해 보자, 돈을 많이 버는 연예인, 의사, 세무사, 변호사 등등 왜 돈을 벌면 집, 건물부터 살까?
(2) 사람은 서울로, 지방보다는 서울로
부모님의 사업 실패로 지방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나지만 내가 태어나고 유년 시절의 기억이 있는, 나의 스무 살 이후 청년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서울은 나에게 특별한 애증의 도시이다. 사실 투자 목적으로 봤을 때도 지방의 아파트는 리스크가 크지만 서울은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만큼 항상 수요가 넘쳐나고, 집값 방어도 잘 되는 편이다(물론 그만큼 비싸다). 다주택자가 꿈도 아니고 똑똑한 한 채를 가지고 싶은 나에게 서울은 내 집 마련을 하고 싶은, 해야만 하는 도시이다.
(3) 집을 사기 나쁘지 않은 시기
전 국민이 패닉바잉에 빠져있던 2021-22년을 지나며 형성된 집값은 최고가 대비 3-40퍼센트 이상의 하락률을 보이며(그래도 2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가격) 2024년의 집값을 여전히 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 말인즉슨 다시 부동산 상승세에 오르면 그 전의 고점 회복은 비교적 쉽다는 말. 2023년 말-2024년 초부터 이미 괜찮은 집, 물량은 빠지고 있고 가격도 조금씩 우상향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4) 생애최초 주택자금 대출
처음으로 내집을 마련하는 경우 주택도시기금에서 내놓은 생애최초주택자금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시중 은행권보다 저렴한 금리에 대출을 할 수 있으며 다른 포스팅에서 더 자세하게 작성하겠지만 은행 대출에서 지원하지 않는 체증식 상환도 가능한 매력적인 상품이다. 정부가 내 집마련을 장려하기 위해 내놓은 상품인 만큼 알차게 이용하고 싶은 마음이다.
(5) 정권교체
정치적인 내용을 담고싶지는 않지만 다음 정권에서는 시중 통화량 상승, 재개발 저조, 다주택자 규제 강화 등을 내세워 집값 상승을 점치는 추세이다. 오늘 날짜인 총선이 지나 봐야 알 수 있겠지만 집값 상승 사이클이 다시 돌아왔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조만간 발포되지 않을까.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이 꺼려지는 이유
(1) 서울에서 내가 살 수 있을까? 내가 계속 일할 수 있을까?
지금 개인적인 이유로 서울에서 살고 있지 않고 이미 월세로 년 꽤나 많은 금액을 지불하고 있는데(해외살이는 생각보다 더 더 더 렌트비가 많이 든다) 조금 급하다는 마음이 들만큼 빠르게 집을 사는 게 맞는 일일까 싶다. 특히 지금 직업이 불안정하고 월 현금 흐름이 넉넉하지 않을 상태에서 렌트비+대출비용을 동시에 갚는 게 가능할지 모르겠다.
(2) 생애최초 주택자금 대출 조건
생애최초 주택자금 대출에는 조건이 여러 가지 있는데 크게 대출 한도 3억과 소득 수준이다. 소득 수준의 경우 큰 문제없이 충족가능하지만(기뻐해야 하나) 사실 3억+내 자본으로 서울에 괜찮은 집을 구하기는 어렵다. 이런 이유로 보통 많은 사람들이 생애최초 주택자금으로 가능한 3억을 모두 대출받고 그 이상은 개인 신용대출을 이용한다고 한다. 여기에 실거주 1년 조건이 붙어 전세를 줄 수도 없다는 것도 단점이다.
(3) 내 안의 공포심. 내가 과연 집을 사도 괜찮을까?
작은 물건 하나에도 벌벌 떨며 소비하는 내가 억 단위의 집을 사겠다고 마음먹는 것은 생각보다 더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특히 내가 기억하는 한 나는 유년시절부터 지금까지 제대로 된 내 집을 가져본 적 없다. 2년이라는 전세 기간이 끝나고 집주인이 나가라 하면 자연스레 이사할 곳을 찾던 그때의 기억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 같다. 인구수는 줄어들고, 집값이 떨어질 것만 같고, 이 정도로 큰 대출을 받는 게 맞는 일일까, 사실 정답은 정해져 있고 이 모든 불안은 내 안의 공포심에서 온다는 것 역시 알고 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내가 가진 자금, 대출 조건, 사고 싶은 주택, 입지, 내가 원하는 집의 조건 등에서 차근차근히 적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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